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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알퐁 2023. 1. 2. 06:59

있는 그대로 듣고 보는 것이 참 힘들다. 

금방 남에게 동화되는 귀가 얇은 나는 특히.

그런데 나만 그런게 아닌가 보다.

 

"Most simply stated, our usual way of listening overlooks or rejects the otherness of the other. We rarely listent to what makes a story as told by another person unique, specific to that person alone ..."

(Fink, Fundamentals of Pyschoanalytic Technique: A Lacanian Approach for Practitioners, 2011)

"가장 간단히 말해서, 보통 우리가 듣는 방식은 남이 우리와 다름을 무시하거나 거부한다. 우리는 남이 말하는 그대로, 그 사람에게만 고유하게 받아들여지는 요소 그대로 듣는 일이 거의 없다..."

 

우리는 남과 비슷한 점을 재빠르게 찾아서 '이해'하거나 '동감'하고 다른 점은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러므로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곧 남은 자기 얘기를 하는데 난 내 얘기를 듣는 셈이다.

 

 

 

 

https://youtu.be/mxFuGblbUBM  

 

 

 

 

 

 

 

니나 시몬을 끝까지 들은 적이 딱 한번 있고 그 이후에는 없다.

너무 슬프기 때문이다.

Ain't got ... 하고 줄줄이 늘어 놓을 때면 더 못 듣고 꺼버리는다.

그 여자는 화려하게 제 성질대로 살다갔는데 내가 그 여자 목소리에서 내 얘기를 듣는 건가?

난 그 여자처럼 억울하거나 분하지 (resentment) 않은데?

그를 보면 재능있고 '의식있는' '흑인' '여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막 느껴진다. 재능만 있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그만 자기 처지를 깨달아 버린 죄. 

나중에는 정신병과 술중독으로 힘들어한다. 한 공연에서는 관객들을 막 꾸짖기도 하고 술에 취해서 공연을 마무리하지 못하기도 하고. 

젊을 때에는 의식이 있었으나 나중에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자기 생각에 갇힌 듯. 생각이든 느낌이든 흘러야 하는데 ...

 

어쨌든, 딱히 내 얘기와 같다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의 노래를 들으면 내가 슬픈 까닭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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