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kdown 일기 - day 0
지역감염이 의심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수상이 월요일에 제재 (lockdown)를 선언.
수요일 자정부터 시작.
난 감염이 더 퍼지기 전에 시작하는 거에 찬성.
트럼프가 "relax"를 외치던데 여기 사람들은 너무 릴렉스해서 문제.
지난 주에는 외국을 갔다온 사람이 2주 자가격리 없이 와서 되돌려 보냈다.
변소를 들렸다고 해서 지나간 자리를 따라서 소독제를 마구 뿌리고 난리.
그 이후로 숨쉴 때 가슴이 불편해졌다.
전에도 락스나 수영장 소독제 종류에 가슴이 불편했고 소독제를 뿌린 직후부터 불편하기에 소독제 때문일 걸 알지만, 사안이 사안인지라 불안해졌다.
내겐 아이도 있는데 그런 무책임한 행동을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제재 (lockdown)가 벌어지면 이런 일은 없을 테니 찬성.
그래서 발표가 난 월요일에 바로 예약 취소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순식간에 수입이 없어졌다.
일주일 벌어 일주일 사는데 집세도 문제가 되었다.
바이러스보다 돈이 없는 게 더 무섭다.
걱정하고 있으니 우리 똑똑한 딸내미, 인터넷으로 영어 과외를 하라고 제안.
오호~
어린 것이 나보다 더 똑똑하다.
그런데 어디서 학생을 구하나 ...
인터넷 마켓팅은 어찌 하는 건가 ...
제재로 공공장소가 폐쇄되고 집에서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조카애는 화요일에 출근을 해야 한단다.
왜? 상사가 까닭없이 강하게 주장.
차가 오래되어서 없애 버린 아이는 일터에 기차를 타고 버스로 갈아타고 가야 한다.
지금처럼 사람들과 접촉을 줄이려고 애쓰는 터에 말도 안 된다.
내가 차로 데려다 주었는데 차 안에서 아이는 마구 불평을 쏟아내었다. 내 앞이라 욕을 안 하지만 친구들과는 분명 욕설을 섞어서 했으리라.
이왕 나온 김에 수퍼를 들르기로 했다.
전에 사람들이 화장지를 사댄다고 기사를 봤지만 난 막상 사람 음식은 안 사고 고양이 밥과 리터만 사놨다.
손 세정제도 미리 사 놓지 못했다.
이렇게 준비할 생각을 못했다니 기가 막혔다.
그런데 수퍼에 도착해서 깜짝 놀랐다. 고기 선반이 완전 텅텅 비어 있고 과일값이 엄청 올라 있었다.
반면에 수퍼 직원들은 아무도 마스크를 안 쓰고 장갑도 안 끼고 모여서 음식 근처에서 깔깔대고 수다. 사람들은 거기서 커피도 사먹고 또 수다.
마스크가 쓴 이의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지만, 직원들은 손님들을 위해서 써야 하는 거 아닌지 ...
일회용 고무장갑을 낀 사람은 나 하나뿐.
사람들이 쳐다봤지만 무시.
그리고 집에 오니 고작 아침 9시인데 무척 피곤했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는 무력감.
무엇보다 돈에 대한 걱정.
피곤하다.
가슴이 더 답답해진다.
도서관 직원의 재치 (nz herald 에서 https://www.nzherald.co.nz/entertainment/news/article.cfm?c_id=1501119&objectid=12319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