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아이가 수학여행을 유럽으로 가서 난 미리 독거노인의 생활을 경험하는 중.
아침에 일어나서 도시락 쌀 걱정없이 커피 만들어서 마시고 고양이들과 느적거리고 놀고 한가 한가 ...
그런데 밥을 아무래도 신경쓰지 않고 가능한 있는 거로 떼우는 걸 보고 스스로 독거노인의 밥이라고 이름지었다.
아이가 독립하면 곧 벌어질 일.
단백질이 부족해서 달걀이라도 사와지 마음은 먹었는데 슈퍼에 가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런가 더 피곤한 듯. 더 많이 잔다.
다행히 방학중.
다음 주부터는 다시 공부에 일에 빡세게 돌아갈 테니 많이 쉬자.
학기 중에는 보통 5시에 일어나서 숙제를 해야 한다. 늘 다음 해야 할 일을 염두에 두고 스케쥴을 짜야 한다.
다행히 학점은 그럭저럭 괜찮다 보니 다음 공부를 계속할까 고민이 된다. 나이가 드는 건 눈도 머리도 낡으면서 읽는 것도 힘에 부친다는 걸 느끼는 요즈음, 원래 계획은 잘 세우지 않는데 은근히 내년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된다.
내년이면 나이 육십, 프렌치랑 피아노도 배워야 하는데 ...
방학때면 공부하지 않을 때 여유를 느끼고 공부 시작한 거 살짝 후회도 되고 ...
천성이 게으른 사람이 무언가를 열심히 하려니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기도 하나 새로운 걸 배우는 건 너무 재미있고 중독성이 있다.
아이 수학 여행에서 오기 전에 커튼도 만들어 놔야 하는데.
싼 고장난 재봉틀을 사서 고쳐서 조금 웃돈을 얹어서 팔고 오버로크를 샀으니 만들기는 어렵지 않을 텐데, 시작만 하면 되는데, 게으른 몸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자꾸 눕고 싶다.

